2026. 05.
2026. 5. 25. 15:13
입술 위에 남아 있는 감촉이 있었다. 짧은 것이었는데도 지워지지 않고 거기 있었다. 성애는 그걸 인식하면서 손으로 입술을 건드렸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손이 갔다.
고기가 없는 데이트는 재미없고, 하나가 없는 데이트도 마찬가지였다. 그게 유성애에게는 동등한 조건이었다.
성애는 하나가 경계하는 걸 무너뜨리려는 게 아니었다. 하나 옆에 있고 싶었다. 그게 전부였다.
하나가 울 것 같은 눈으로 환장하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성애는 그 표정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귀엽다는 말이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하나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냥 곁에 있고 싶었다. 그 마음이 하나한테 전달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달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 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눈이 어디를 향하는지, 입이 어떻게 열리는지. 성애는 자기가 그런 걸 보고 싶어 한다는 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나를 보는 게 좋았다.
가슴이 맞닿았다. 주하나의 가슴은 유성애의 것과 달랐다. 얇고 단단했다. 압력이 다른 감촉이었다.
부끄러움은 아니었다. 그것과 다른 종류의 열이었다. 성애는 그 감각을 느끼면서 하나의 눈을 계속 봤다. 네가 찾는 게 그거라면 나는 그게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대신 다른 걸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랑. 좋아함. 진심. 성애에게 그 단어들은 오래가지 않는 것이라는 전제와 함께 묶여 있었다. 기관에서 자라는 동안 그 단어를 진심으로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유성애에게 그 단어는 무게가 없었다.
성애는 좋아한다는 말에 크게 의미를 두는 편이 아니었다. 오래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하나가 취소하라고 말하는데 취소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성애에게 낯선 감각이었다. 무언가를 잃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지금 하나가 취소하라고 하자 성애의 어딘가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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