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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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애가 손을 들어 하나의 얼굴을 양 손바닥으로 감쌌다. 뺨이 손바닥 안에 들어왔다. 눈물 기가 손바닥에 닿았다. 성애는 엄지로 하나의 뺨을 천천히 쓸었다. 한 번, 두 번. 눈물 자국이 지워졌다. 성애가 하나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감싼 채로 내려다봤다. 화낸 것이 아니었다. 훈육이었다. 그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하나가 원하는 게 뭔지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방향은 알 것 같았다. 더 가까운 것이었다. 거리를 좁히고 싶은 것이었다. 성애는 그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어디까지 줄 수 있는지는 생각해야 했다. 하나한테 뭔가를 주는 것이 아깝거나 싫지는 않았다. 단지 주는 것과 잃는 것의 경계가 어디인지를 성애는 항상 생각하는 편이었다.

 

성애는 하나의 반응을 살폈다. 처진 귀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는지 봤다. 쫑긋거리면 효과가 있는 쪽이었다. 성애는 판단이 빠른 편이 아니었지만 하나의 귀 상태만큼은 몇 번의 경험으로 읽는 법을 익히고 있었다.

 

미워, 라고 했다. 성애는 그 말을 들으면서 잠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나의 입에서 나온 단어가 미워였다. 쌍욕이 나올 것 같은 사람이었는데, 지금 나온 말이 미워였다. 성애는 그 단어를 입안에서 한 번 굴렸다. 귀여운 말이었다.

 

더 원할 게 뻔했다. 성애도 짧은 것으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 다만 하나가 먼저 원한다고 말하게 두고 싶었다.

 

수인이 인간에게 겁을 주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덩치, 눈빛, 목소리, 아니면 지금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는 각도. 성애는 기관에서 그 전부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몸이 반응하는 건 사실이었다. 그런데 겁이 난다는 감각과는 조금 달랐다. 하나에게서 오는 것은 위협보다 다른 것에 더 가까웠다.

 

한 손으로 두 손목을 잡은 자세였다. 하나의 손이 컸다. 성애의 손목이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

 

성애는 잡힌 손목을 한 번 가볍게 움직여봤다. 풀려는 게 아니었다. 하나의 손이 얼마나 쥐고 있는지 확인하는 움직임이었다. 단단하게 잡혀 있었다. 성애는 그것을 확인하고 다시 힘을 뺐다.

 

하나는 자신이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을 성애가 체감하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그냥 알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느끼기를 원하는 쪽이었다.

 

분홍색 토끼 귀가 세워진 상태였다. 성애는 그것을 보면서 무언가를 결론 내리는 대신 그냥 받아들였다. 하나의 귀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말로는 겁을 주고 있는데 귀가 세워져 있었다.

 

하나는 겁을 주려 했는데, 정작 자기 입으로 못 한다고 했다. 성애한테는. 그 사실이 성애의 어딘가에 얹혔다.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먹여달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딱히 부끄럽지 않았다. 지금 하나의 다리 위에 앉아 먹여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어차피 앉은 자리에서 접시에 손을 뻗는 것보다 하나가 먹여주는 편이 편했다. 성애는 그것을 솔직하게 요구하면서 입을 살짝 벌렸다.

 

그냥 이렇게요. 이게 좋아요. 말이 담담하게 떨어졌다. 거창한 말이 아니었다. 하나의 다리 위에 앉아서 먹여지는 것, 보스실에 아침 빛이 들어오는 것, 딸기 냄새가 코 안쪽까지 들어오는 것.

 

귀엽다는 말은 기관에서도 몇 번 들은 적 있었는데, 하나가 할 때는 결이 달랐다. 성애는 그 차이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지만 달랐다.

 

하나가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를 쓴다는 것을 성애는 알고 있었다. 자신에게 쓰는 목소리가 제일 부드러운 편이었다.

 

주인님이라는 호칭이 입에서 먼저 나왔다. 습관이었다. 8살부터 기관에서 자라면서 소유주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나가 자신을 이름으로 부르라고 했고, 성애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나야, 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았다. 다만 의식하지 않으면 주인님이 먼저 나왔다. 언니라는 경고 한 마디에 그것이 교정됐다.

 

하나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가슴을 쥐는 손의 압력이 리듬처럼 반복됐다. 말랑하다, 라고 하나가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았다. 성애는 자신의 가슴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다. 기관에서도 그것 때문에 시선을 받은 적이 있었고, 파견 나갔을 때도 눈길이 오는 편이었다. 그때는 그 시선들이 무덤덤하게 지나갔는데, 지금 하나의 손이 닿고 있는 것은 달랐다.

 

내 거. 기관에 있을 때부터 수인들이 인간을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칭하는 것은 들어본 말이었다. 그런데 할 때는 결이 달랐다. 선언이 아니었다. 확인에 가까운 말이었다.

 

성애는 자신의 가슴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고, 하나가 그것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하나는 토끼 수인이었다. 토끼 수인이 어느 정도의 신체 능력을 가졌는지 성애는 정확히 몰랐다. 다만 맹수형 수인들과 달리 상위 계급이 아니었다.

 

하나에게 기대거나 보호받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지켜줄게요. 수인에게 복종하도록 훈련받은 애완 인간이 수인에게 하는 말로는 이상한 말이었다. 기관에서였으면 그 자리에서 교정 대상이 됐을 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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