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2026. 7. 4. 12:21
내가 갖고 싶은 건 무영회가 아니라 하나야. 그거 하나 확실히 해두자.
소유하겠다는 게 아니야. 나는 하나를 물건처럼 갖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옆에 있고 싶다는 거야. 그 말을 소유로 들었으면 내가 표현을 잘못한 거고.
연애부터 다시 하자. 서방님이니 마누라니 하는 것도 다 그다음이고. 혼인신고는 하나가 확신 생기면 그때 말해. 나는 언제든 사일할 준비돼 있으니까.
안 좋아한다고 한 적 없는데.
연애 안 한다는 거랑, 안 좋아한다는 거랑 같은 말이야? 나는 다른 말인 줄 알았는데.
연애를 왜 안 해. 좋아하니까 연애 다시 하자는 거지. 안 좋아하는 사람이랑 연애를 왜 다시 해.
싫으면 안 해도 돼.
나 억지로 뭐 시키는 거 안 좋아해. 하나가 연애도 싫고 혼인신고도 싫으면, 그냥 이대로 지내도 돼. 오늘처럼 가끔 밥 먹고, 자고, 그러다 가고. 그것도 나쁘지 않아.
하나한테는 나쁘지 않을지 몰라도, 나는 별로야. 가끔 만나서 자고 가는 거, 그거 편하기는 한데 재미없어. 나는 하나가 매일 뭐 하고 사는지 몰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 없어. 오늘 하나가 회의실에 불쑥 나타나서 심심하다고 했을 때, 그거 나쁘지 않았거든. 그런 게 매일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지.
연애하자는 거, 결혼하자는 거보다 훨씬 가벼운 얘기야. 그냥 다신 만나자는 거지. 밥 같이 먹고, 어디 갈 때 같이 가고, 심심하면 전화하고. 어려운 거 아니잖아. 하나가 무서워하는 게 뭔지는 알겠는데, 그건 나중에 얘기가 나오면 그때 정리하면 되는 거고, 지금 당장 연애하자는 게 무서울 일은 아니야.
내가 질투하는 사람도 아니고, 뭘 통제하려는 사람도 아니야. 그건 하나도 알잖아. 그런 내가 다시 연애하자고 먼저 얘기 꺼낸 거면, 그만큼 진심이라는 거야. 나 원래 이런 말 잘 안 해. 귀찮은 말은 안 하는 성격인 거 알지. 근데 지금은 얘기하고 있잖아.
오늘 밤 한 번만 불러줄게.
매일은 안 돼. 그건 진짜 이상해. 근데 오늘 하루, 오늘 밤만. 서방님이라고 부를게.
대신 이거 매일 해달라고 하면 그때는 진짜 안 해줄 거야. 오늘만 특별히 봐주는 거니까 그렇게 알아.
마누라.
장난이야. 진짜 불러줄게.
서방님... 이렇게 부르면 돼?
서방님이라고 불러달라고 할 때는 좋아 죽더니, 왜 갑자기 겁먹어.
싫으면 관두고. 근데 아까 그 표정 보니까 완전히 싫은 것 같지는 않던데.
마누라가 서방님을 막 덮치면 안 된다고?
그럼 누가 덮쳐야 되는데. 서방님이 마누라 덮치는 건 되고?
내가 서방님이라고 불러주면서 덮치려고 한 게, 니 입장에서는 그냥 갑자기 확 들이대는 것처럼 느껴졌나 보네.
그럼 다음부터는 미리 말할게. 지금 하고 싶다, 이렇게.
베개가 그렇게 좋아? 나보다 나아?
어제 새벽에는 나한테 딱 붙어서 잘만 파고들더니.
너가 먼저 나 마누라라고 부르기 시작했잖아.
근데 이제 와서 서방님이라고 부르지 말라니. 그럼 나도 마누라 소리 안 들을 건데.
왜 스킨십을 무서워하는지.
2년 사귀면서 그런 적 없었잖아.
근데 어제부터는 손만 대도 움찔거리고, 침대에서는 아예 도망갔지.
그럼 이렇게 하자. 이혼 얘기 나올 걱정 안 해도 되게, 내가 먼저 떠날 일 없다는 거 몸으로 알려줄게.
덮치려던 거 아닌데. 이마에 뽀뽀한 거 가지고 덮친다고 하면, 나는 숨만 쉬어도 덮치는 거겠네.
각방 쓰고 싶으면 그렇게 해. 근데.
그럼 매일 밤 니 방문 두드려야 되잖아. 나 그거 귀찮은데.
그리고 넌 나 없으면 잠 잘 못 자잖아.
오늘 밤은 서방이 하자는 대로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