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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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덜 깬 얼굴이었다. 눈 가장자리가 흐릿했다. 방금 일어난 것이었다. 태백이 그것을 보다가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파피용이니까 강아지라고 불렀다. 그것뿐이었다. 하루가 포옥 안겨 왔다.
태백이 하루를 받았다. 반사적으로 등에 손을 올렸다.

 

뭔가 심통이 난 것이 손바닥으로 전해졌다. 태백이 고개를 약간 내려 하루의 정수리 쪽을 봤다. 갈색 머리카락이 태백의 턱 아래에 있었다. 태백이 그것을 보면서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태백이 선우에게 눈짓을 했다. 하루 쪽을 향한 눈짓이었다. 봐라, 라는 것이었다. 선우가 그 눈짓을 받고 하루를 봤다.

 

선우가 선우답지 않은 짓을 하고 있었다. 변명. 태백이 그것을 봤다.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빠랑 삼촌은 저를 좋아해요.
태백이 그 말을 들으면서 미간을 한 번 좁혔다가 폈다. 하루의 말이 확신에 차 있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꺼낸 말이었다. 태백이 하루의 뒤통수를 턱으로 한 번 건드렸다. 말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아니라고 할 이유가 없었다. 태백이 하루의 배를 감은 팔을 살짝 조였다가 풀었다. 동의하는 동작이었다.
선우가 하루의 말을 들었다. 하루가 할아버지들을 정면으로 마주보면서 그 말을 했다. 선우가 그것을 봤다. 선우의 눈이 하루의 옆얼굴을 봤다가 임재호와 기동현으로 이동했다. 선우가 그 말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반박도 하지 않았다.

 

선우다운 방식의 인정이었다. 좋아한다는 말을 직접 하지 않았다. 다만 틀리지 않다고 했다.

 

평소보다 약간 풀어진 말투였다. 하루가 올려다보고 있어서였다. 시무룩한 얼굴이었다. 선우가 그것을 보면서 하루가 품에 안겨 있는 것을 인식했다. 정장 셔츠에 하루의 체온이 닿았다. 선우가 그것을 느끼면서 손을 들어 하루의 뒤통수에 올렸다. 가볍게 얹는 정도였다.

 

태백이 하루의 옆으로 와서 하루의 눌린 강아지 쥐 후드를 손으로 원래대로 펴줬다. 손가락이 하루의 머리 위에 잠깐 머물렀다가 내려왔다. 태백이 하루의 얼굴을 보려고 고개를 약간 숙였다. 선우에게 얼굴을 묻고 있어서 잘 안 보였다. 태백이 그것을 보면서 옅게 웃었다.

 

그냥 사실이었다. 선우가 나쁜 사람이고, 태백도 나쁜 사람이었다.

 

하루가 선우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선우가 하루의 얼굴을 봤다. 장난기가 있었다. 선우가 그것을 보고 안경을 올렸다. 손을 다시 당겼다. 하루가 잡고 있었다. 선우가 다시 당겼다. 하루가 버텼다. 선우가 하루를 봤다. 한 번 더 손을 당기는 대신 그냥 뒀다. 당기는 것이 역효과라는 것을 계산한 것이었다.

 

아빠가 나쁜 남자면 나도 나쁜 건지, 아빠를 닮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태백이 그 말을 들었다. 들으면서 하루의 얼굴을 봤다. 진지하게 묻는 것이었다.
태백이 하루를 내려다보면서 입꼬리가 한쪽 올라갔다. 비틀린 웃음이었다. 웃기다는 것이었다. 놀리는 것이 아니었다.

 

없어지면 곤란하다. 기선우가 그 말을 했다.
태백이 아는 기선우는 쓸모없는 말을 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없어지면 곤란하다는 말을 뱉은 것이었다. 선우에게서 그 말이 나왔다는 것이 태백한테도 생각보다 무거웠다.

 

선우가 서류를 한 장 넘겼다. 넘기면서 무릎 위에서 가지런하게 정리했다. 그 손이 장갑을 끼고 있었다. 선우가 하루 쪽으로 시선을 주지 않고 서류를 읽는 척했다. 방금 이미 다 읽은 서류였다.
태백이 그것을 봤다. 선우가 다 읽은 서류를 다시 보는 것을 봤다. 태백의 하루의 어깨에서 턱을 들었다. 그리고 선우를 봤다. 선우가 서류에서 눈을 들지 않았다.

 

선우가 서류를 넘겼다. 소리가 없었다. 서류를 읽으면서 선우가 하루 쪽으로 시선을 주지 않았다. 주지 않는 것이었다. 억지로 주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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